정약용의 분뇨포? 무기들

정약용이 만들었다는 분뇨포는 대나무통 한 마디를 자른 후 한쪽 끝에 작은 구멍을 뚫고, 반대 편에는 솜이나 헝겊으로 싸맨 나무막대기를 끼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으로 무슨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2005년 MBC 타임머신에서 소개되었다는 분뇨포는 시장에서 분뇨통이 터져 사람들이 사망하는 사건을 보고 정약용이 수원성에 배치할 무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수원성에 배치할 무기가 적어서였다고 한다. 이게 신빙성이 있는 얘기일까?

먼저 넷상에서 떠도는 이 이야기는 자료의 출저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단지 이런 내용을 방송한 프로그램명만 소개되어 있을 뿐이다. 저런 얘기가 있는 저서를 알고 계신 분이 있는가.

시장에서 분뇨통이 터져 사람들이 사망할 정도면 대단한 폭발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뇨통의 크기가 상당했기에 안의 가스가 분뇨통을 날려 사람에게 치명상을 줄 수도 었을으리라 여겨진다. 흔히 지게에 지고 다니는 작은 똥장군만한 크기의 분뇨통이 터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만한 압력을 모아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개한 분뇨포는 겨우 대나무 한마디만한 크기일 뿐이다. 그렇다면 분뇨통의 폭발과는 무관한 원리를 통해 만들어졌을(실제했다면) 가능성이 크다. 크기로서 유추해 볼때 이것이 사용되었다면 화살에 매어져 화약으로 발사되었거나 손으로 투척하는 정도로 사용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쓰니니 차라리 똥오줌을 성벽아래 있는 적군에게 쏟아 붓는게 낫지 않을까?

게다가 2차 감염 효과는 새로운 발견도 아니다. 똥물의 경우에는 오래전부터  독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화살촉이나 칼, 창끝을 똥물에 담가두었다가 쓰는 식이다. 이런 무기에 상처를 입으면 당장 죽지 않더라도 무서운 2차감염이 있게 된다. 항생제가 없던 시절 이런 감염이 발생하면 거의 죽은 목숨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유추해 볼 수도 있다. 소개된 내용에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지만 분뇨포라는 건 화약무기안에 분뇨를 집어넣어 적에게 심리적고통(...!)과 함께 파편에 입은 작은 상처에도 2차 감염(속된 말로 똥독)의 무서움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무기로서의 효과를 기대했으리라고. 이 무기가 실전에서 쓰여 어떠한 효과를 거두었다는 기록은 전무하기 때문에 효과에 대해서도 오직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전체적으로 따져볼때 분뇨포는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 그래도 참 있음직한 무기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렇게 값싼 무기를 왜 다른 나라에서는 이용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