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업 - MB의 타과목 영어 수업론에 빗대어 공작소

국어 국사도 영어로 가르치자

그날도 여느 날과 같이 나는 지각을 하고 말았다.

그런데 다른 때라면 왁자지껄할 교실이 오늘만은 조용하기 짝이 없었다. 지각을 했다고 벌을 세울 것만 같았던 담임 국어선생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Shit down" (이렇게 하면 '똥을 싸라.' 하지만 선생의 의도는 Sit down)

선생님의 영어 발음은 매우 구렸다. 하긴 국어 선생님인데...... 선생님은 A.......라고 하시다가 결국 우리말로 말씀하셨다.

 "여러분, 오늘은 나의 마지막 수업입니다......청와대의 명령으로 내일부터는 모든 학교에서 영어로만 수업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라고 하였다. 그제야 나는 선생님이 이상한 발음의 영어를 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선생님은 여느때처럼 화를 내지 않으시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한국말은 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분명하며 굳센 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비록 국민이 노예가 된다하더라도 자기들의 국어만 유지하고 있다면 자기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은 내게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나는 너를 야단치지 않겠단다. 넌 이미 충분히 벌을 받은 셈이니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단다. 그까짓 것 경제만 살리면 그만이지. 그 결과 우리는 이렇게 되었단다. 생각해 보렴. 지금 옆나라 사람들이 비웃고 있단다. '뭐라고? 너희들은 한국 사람이면서 영어시간도 아닌 다른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고!' 그렇게 비웃는데도 우리는 할 말이 없구나."

그리고 한참 후 수업이 끝나려고 할 무렵 ABC송이 울려 퍼졌다.  그러자 선생님의 얼굴은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무척 아쉬워 보였다.


"여러분, 여러분, 나는…나는…"


학생들은 마른 침을 삼켰다.

"......국어까지 영어로 수업하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선생님은 흑판 쪽으로 돌아서시더니 이렇게 썼다.

'좆까!!'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수업이 끝났습니다. THE END"



덧글

  • st_vast™ 2008/01/24 20:27 #

    어느시대에 누군가가 한글을 없애고 일본어로 가르치려고 발악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 날거북이 2008/01/24 20:33 #

    st_vast™ 님 / 그래서 더 무섭네요.
  • 익명의제보자 2008/01/25 01:30 #

    뭐야 명박이형이 아무리 개소리를 해도 이렇게 까고 궁시렁 궁시렁... 하다가

    '좆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빅재미 얻고 갑니다
  • 은혈의륜 2008/01/25 06:09 #

    완벽한 패러디!
  • 날거북이 2008/01/25 08:22 #

    익명의제보자 님 / 감사합니다. ^^
  • 날거북이 2008/01/25 08:23 #

    은혈의륜 님 / 과찬이십니다. -0-
  • 카니발 2008/01/25 09:12 #

    재밌게 읽었는데 뭔가 씁쓸하네요. 외고에서도 한국어로 가르치건만... 인수위는 그냥 노무현 정권의 모든 것을 바꾸려는 생각만 하는 것 같습니다.
  • 날거북이 2008/01/25 09:22 #

    카니발 님 / 맞습니다. 무조건 바꾸는게 능사는 아닐텐데요.
  • 예영 2008/07/14 11:39 #

    그러고 보니 정말 일제시대에는 일어로 수업했지요.
    일제시대에나 있을 법한 정책을 꿈꾸었었다니...... 새삼스레 충격적이네요.

    패러디 소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날거북이 2008/07/14 12:45 #

    예, 유야무야된게 천만다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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