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코끼리의 역사 - 3 그들의 역사

-피로스왕의 전투 모습 (상상도)


에페이로스의 피로스왕은 이탈리아 남단의 그리스 도시국가 타렌툼이 이제 막 신흥 강국으로 발돋움을 하려고 하는 로마의 위협을 받고 도움을 청하자 2만명의 병사와 20마리의 코끼리를 이끌고 로마군과 대결한다.

피로스 왕은 이 코끼리 부대를 전통적 방식인 전진배치가 아닌 부대의 양옆에 배치해 로마군의 측면을 엄호하는 기병을 저지시킨다. 코끼리를 처음 접하는 로마인들은 이를 큰 소로 오해했다고 전한다. 하여간 코끼리의 무지막지한 힘과 피로스왕의 적절한 용병술에 의해 로마군은 전투에 패하고 만다.

(피로스 왕은 이후 전투에서도 승리를 거두지만 그 역시 큰 피해를 입었고 결국에는 전투에는 이겼으나 전쟁에는 지는 결과를 낳는다. )

앞서 말의 역사에서도 말한바 있지만 말은 겁이 많은 동물이다. 이 말들이 코끼리를 보고 겁을 먹고 말을 듣지 않은 것이 로마군의 패인이었지만 이는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다. 문제는 코끼리 역시 알고 보면 겁이 많은 동물이라는 점이다. 단 상대가 코끼리에게 먼저 겁을 먹고 허둥대면 그 약점을 처음에는 알 수가 없다.

인도에서는 코끼리에게 불화살을 퍼부어 저지시키는 방법을 썼는데 이 경우 코끼리가 상처를 입고 겁을 집어먹게 되면 완전히 통제불능 상태가 된다. 코끼리가 상처를 입고 겁을 먹어 날뛰기 시작하면 오히려 아군측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기도 했고 이를 안 그리스인들은 바닥에 장애물을 설치하여 돌진해 오는 코끼리의 발에 상처를 입히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사실 병사들이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말과는 달리 코끼리는 전투에 어울리는 동물이 아니었다. 말 역시 겁이 많지만 기병은 빠른 속도로 전투에서 반전을 노리고 퇴각하는 적을 추격해 회복불능의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하지만 코끼리는 기동성에서 뒤지니 전투에서는 단 한수만 노려볼 수 있다. 게다가 코끼리를 잘 다루는 사람도 사방이 에워싸여지면 방향전환조차 어렵다.

2003년 과학잡지 네이처(Nature)에서는 코끼리가 달리는 속도를 14마일(약 22.5Km)이라고 측정한 바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사람이 단거리를 전력으로 달리는 평균속도와 비슷하다. 따라서 코끼리를 가진 측이 유리한 평지일지라도 코끼리와 맞딱트리는 병사들이 정신만 제대로 차리고 있다면 코끼리부대를 상대하는 건 어렵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이는 실제 전투로서도 증명되고 만다.


덧글

  • 카니발 2008/02/03 20:15 #

    그리고 푸켓에서 코끼리를 타봤는데 이런 코끼리들은 어릴 적부터 잔혹하게 길러진 것들이라네요. 실제 야생 코끼리들은 자기들 위에 누가 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하더라구요. 과연 고대에는 어떻게 코끼리를 길렀을까요? 지금처럼 어릴 적부터 갈고리 등으로 잔혹하게...?


    훈련을 받았더라도 앞줄에 서있는데 코끼리나 기병이 돌격해오면 공포심에 빠져 도망치고 싶을 것 같네요. 그래서 밀집대형을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역시 한 방 돌파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_-;;

    p.s 근데 왕이 저렇게 앞에서 싸웠을라나요....
  • 카니발 2008/02/03 20:15 #

    아, 정작 잘 읽었다는 말을 빼먹었네요. 잘 읽고 있습니다. =ㅅ=
  • 날거북이 2008/02/03 21:59 #

    카니발 님 / 물론 왕이 저러지는 않았겠지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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