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한심한 짓거리 - 4차선 도로에만 PC방 허가 이러쿵저러쿵


정말 자신의 일에 충실한 분들도 많지만 가끔 공무원들의 짓거리를 보면 한숨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들이 저지르는 가장 한심한 짓거리 중 하나가 실제를 법과 규정에만 무조건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직접 겪어본 바로도 

"이건 현실상 안맞아요."

라고 지적하면 그걸 수정하겠다는 의지는 눈꼽만치도 없이

"서류규정상 그렇게 되어 있어서 실제로는 필요 없다고 해도 구비해야 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양반이고 정중한 편이다.(더 이상의 말은 생략. 생각하면 열만 받을 뿐이라서.) 아마 감사가 나오면 보여줄 자료 정도는 되겠지. 관료주의 사회란 참!

4차선 도로에만 PC방을 허가하겠다는 희안한 생각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건설교통부가 2007년 10월 1일 게시한 보도 참고자료를 보자.

건설교통부는 2005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사행성게임인 “바다이야기”의 불법 영업 이후 2006년 5월부터 주거지역에 설치가 가능한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 대한 인터넷컴퓨터게임제공업 등의 허용면적을 바닥면적 150제곱미터 미만으로 강화(기존 500제곱미터)하여 시행한 바 있다.
그동안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2007.1.19)”이 개정되어 종전 게임제공업이 일반게임제공업과 청소년게임제공업으로 차등화되고 전체 연령이 이용가능한 청소년게임제공업과 단순히 PC방의 경우 지나친 입지제한으로 과도한 규제라는 관계부처의 의견이 제기되었으며, 그 이후, 게임제공업의 이용자에 대한 특성 등을 감안한 절차 및 불법영업활동 단속강화, 등록제 시행 등 관계부처에서 관련제도를 강화함에 따라, 청소년게임제공업소·PC방의 제2종 근린생활시설 면적기준을 150제곱미터에서 300제곱미터 미만으로서 일정 폭 이상의 도로에 접한 경우 이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하여 11월경 건축법 시행령 개정 시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건설교통부는 이번 인터넷컴퓨터게임제공업의 면적기준 완화와 관련하여 주거지역 등에서 주거환경 및 청소년 위해성 등 사행성을 조작하는 불법영업활동 등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처벌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관계부처와의 협의과정에서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 그러셨군요! 그래서 나온 대책이 PC방의 일반주거지역 내 면적을 150㎡로 제한하던 규정을 300㎡로 완화하는 대신 왕복 4차로에 해당하는 폭 12m 이상의 도로에 인접해야만 등록할 수 있다는 조항이라니!

그럼 4차선 도로가에 PC방이 들어서면 뭐가 좋을까? 과연 청소년 탈선이 줄어들까?

단지 경찰 순찰차가 편하게 오고 갈 수 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다. 결국 단속을 편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여전히 게임하는 새키들 = 탈선 = 단속대상 이런 공식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하여간 전자오락실 드나들던 애들 잡아서 귓방망이를 날리던 80년대 선생들 이후로 도구도 변하고 게임으로 먹고 사는 직업까지 등장했음에도 꼴통들의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은 면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놀이터에서 청소년들이 술마시고 있으면 놀이터가 문제인가? 문제의 본질을 봐야지 행정적인 편의만 우선시하겠다는 생각은 버리려고 노력이라도 해야 되지 않겠는가.


덧글

  • PERIDOT 2008/02/22 10:43 #

    저런 머저리들이 뭘 알겠습니까. 에휴 세금낭비네요
  • 에딧 2008/02/22 11:00 #

    이 기회에 피시방 없애고 오락실 ㄱㄱ?
  • 날거북이 2008/02/22 11:09 #

    PERIDOT 님 정말 본전생각이 나곤 합니다.
  • 날거북이 2008/02/22 11:09 #

    에딧 님 하핫~^^
  • 이루릴 2008/02/22 11:31 #

    인터넷 문화협회가 좀 무능합니다. 맨날 집회니 농성이니 해도 정부와 매끄러운 협상 한번 한적이 없네요.

    하아 이거 문을 닫으라는 이야기.
  • 날거북이 2008/02/22 12:35 #

    이루릴 님 / 그런 면도 있군요.
  • 라즈 2008/02/22 14:01 #

    정확한 지적입니다. 공무원이 다 같은 공무원이 아니지만, 저런 단순한 사람들이 힘이있을때 정말 문제죠
  • 날거북이 2008/02/22 15:09 #

    라즈 님 / 예, 원래 단순한 사람들은 아니었는데도 말이죠.
  • 모범H 2008/02/22 15:47 #

    이오쟁패 추천했습니다. 폐가 된다면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 날거북이 2008/02/22 16:18 #

    모범H님 / 폐 될건 없습니다. ㄷㄷㄷ
  • Ha-1 2008/02/22 21:26 #

    어허 나랏님들의 큰 뜻을 모르시는군요. 21세기 첨단 IT 기술에 의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옵니다. 저건 다 골목길 따위 후잡한 곳이 아니라 운하 옆에 피시방을 차리라는 의미이지요.
  • 날거북이 2008/02/22 23:12 #

    Ha-1 님/ 덜덜덜......
  • 좌파논객 2008/02/24 00:38 #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관료는 모르는 사람에게는 법, 아는 사람에게는 정
  • 에레리드 2008/02/24 05:05 #

    청소년 탈선 문제가 피씨방 게임 때문이라는건가 -_- 뭘 좀 제대로 파악좀...
    좋은 방향으로 문제해결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적어도 인상 찌푸려지지 않을 정도...
  • 날거북이 2008/02/24 12:19 #

    좌파논객님 / 딱 그말이 와닿네요.
  • 날거북이 2008/02/24 12:20 #

    에레리드님 / 진짜 현명한 판단이 내려지면 좋겠습니다.
  • 이연 2008/02/24 14:40 #

    좀 지나면 피씨방 앞에서 교통사고 당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니 피씨방을 없애야 겠다고 주장하겠군요 =ㅂ=...
    뭐가 문제인지 파악은 하고 있는걸까요...?;
  • 날거북이 2008/02/24 17:20 #

    이연 님 / 저 일만 보면 문제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게 틀림없습니다.
  • 듀렐 2008/02/24 18:54 # 삭제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 하나같이 일이 터진뒤 그제서야 어기적어기적....소잃고 외양간 고치는격이군요.
    그러면서 그런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문제가 일어난 뒤
    비난만 하는 자신에 대해서는 조금 반성을 하게 됩니다.
  • 날거북이 2008/02/24 22:32 #

    튜렐님 / 저도 반성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 kalay 2008/02/26 01:46 #

    근데 문제는 입법자들이지 엄밀히 말해서는 공무원은 아니지 않을까요.
    공무원들이 불법행위를 했다거나, 법에 규정된 의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거나 한다면 그건 공무원 잘못이지만 법이 그렇게 되어있는 판에야 어쩔 수 없는 것 처럼 보여요. 안하면 시쳇말로 '모가지가 뎅겅'인데, 공무원 입장에서는 진짜 나쁜 것 같아도 어쩔 수 없는 것을 터이지요. 이를테면, 한반도 대운하 계획이 실행된다고 해서 그 실무자(그러니까 대운하 계획지 측량하고, 필요 자재량 계산하고, 민자 유치하고 하는 공무원들 말이지요)가 잘못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잘못한 건 그걸 시킨 입법자들일텐데 말이죠.
  • 날거북이 2008/02/26 08:28 #

    kalay 님 / 입법되기 전 몇개월 동안 검토한게 저 모양이라 공무원을 언급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kalay 님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
  • hislove 2008/02/29 14:51 #

    아니 근데 건축법의 개정이 아닌 건축법 [시행령]의 개정이니 이건 공무원 탓을 해야 할 일이 맞는데요 (......)

    법령이라고 하면 법률과 명령/규칙 을 아울러 말하는 개념이고, 법률 제정은 입법부의 소관이지만, 명령(대통령령, 시행령 등 모두 같은 범주의 말입니다)이나 규칙(국무총리령/부령, 시행규칙, 시행세칙 등 모두 같은 범주의 말입니다)은 법률이 위임하는 범위 내에서 행정부의 재량으로 제정되는 것이니까요.
  • 날거북이 2008/02/29 15:52 #

    hislove 님 / 그래서 반대여론에 황급히 철회되었네요. 다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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