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도를 낸 H사의 행태 잡설

뭐 이게 H사의 방법만은 아니고 부도내는 업체의 전형적인 방법 중 하나지만 알면서도 당하는 그 수법을 한번 더 되집어 보려는 취지에서 정리해 본다.

H사는 같은 건축업태의 여러 계열사에 직원수가 5백여명이며 전국적인 지점망을 갖추고 있는, 건축업계에서 나름대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회사였다. 여신관련 현황을 들춰볼수는 없는 장부상이나 신용평가 상의 서류로 보면 H사의 외형은 비교적 멀쩡했다.

그러나 실상은 거래업체로부터는 현금이나 45일 단기어음을 받으면서 하청이나 물품거래 업체에는 4개월 어음을 남발하는 일을 몇년전부터 하고 있었다. 그 사이 자금이 다른곳으로 새지는 않았는가 의심해볼만한 대목이다.

이러던 H사는 결국 큰 공사건에서 하도급 발주처인 A사가 당시 크게 상승한 원자재 가격을 계약을 이유로 전혀 인상을 고려해 주지 않자 큰 손해를 입게 된다. 그간 여신거래를 남발해온 자금회전에 큰 구멍이 뚫리자 H사는 버틸 여력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걸 알고 부도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H사는 여신거래 폭을 늘이고 공사수주에서 받은 현금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은 자재를 처분하였다. 이 와중에 은행은 신용불량자인 H사의 대표이사에게 대출을 해주기 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H사는 거래업체에 짧게는 수개월 많게는 수십개월 동안 밀린 자재비, 인건비를 결제해 주지 않았고 심지어 직원들의 급여까지 2~3개월 미지급되었다.(이들은 결국 부도로 인해 퇴직금도 못받았다.)

H사가 위험하더는 소문이 퍼졌을때 이미 거래업체가 돈을 받을 길은 막막했다. 어디론가 막대한 자금을 빼돌린 대표이사는 잠적한지 오래였고 부도는 터지고 말았다. 이와중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업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정리해 보자면  H사의 대표이사는 위기를 극복할 의지같은건 조금도 없었고 오직 자신과 주위의 몇몇 사람들만 살기위해 여러사람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끼친 것이었다. H사의 대표이사가 돈을 타인의 명의로 빼돌린건 분명하기에 채권단이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도 요원하다. 결국 남은건 손실을 안고 극복해가거나 또다른 부도일 뿐이다.

이런 행위가 가능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지금의 법체계로 이런 행위는 여러면에서 제약이 가능하긴 하지만 실제는 돈자루를(속에는 사실 쓰레기가 들어있는 속임수라 할지라도) 움켜쥐고 있는 쪽이 마음껏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