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죽음 공작소

-이 이야기는 현존하는 어떤 일이나 이야기와도 관련이 없습니다?


"폐하, 그들은 더 이상 폐하를 핍박하지 못할 것입니다."

시종관 문재이커의 말에 퇴임 황제 노므혀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것을 등지고 고향으로 떠난 퇴임 황제는 그동안 신임 황제 메가마우스2세의 견제에 시달려 왔다. 메가마우스2세는 퇴임황제가 다시 돌아올 것을 염려해 사실 그를 완전히 제거해 버리기로 마음먹고 그 뒤를 캐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퇴임황제가 적국과 내통하기 위해 비밀문서를 가져갔다.
-퇴임황제의 신하들이 모반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퇴임황제의 황후가 뇌물을 받았다
-퇴임황제도 뇌물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한때 퇴임 황제는 수도로 들어가 조사를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는 결코 기가 꺾이지 않았다. 부족한 증거로  퇴임 황제를 가두어 두기에는 이유가 충분치 않았기에 결국 퇴임황제는 감금되지 않은 채 다시 고향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퇴임 황제를 압박해 갔던 메가마우스2세는 퇴임황제의 비리에 대해 더이상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화를 내었다. 그렇지 않아도 귀족들의 세금을 감면해주면서 백성들에게는 성을 가로 지르는 해자를 파는 부역을 시켜 불만이 높은 판국에 퇴임황제 하나 견제 못한다면 세상이 자신을 비웃을 것만 같았다.

"노므혀투스 퇴임 황제의 처소에 경호병 하나가 빈다지?"

메가마우스2세의 한마디에 그의 충복 동과니우스가 황제의 의중을 이미 알았다는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며칠후,  노므혀투스 퇴임 황제는 이른 아침부터 처소 뒷산을 산보할 준비를 하고서는 경호병을 호출했다.

"자네는 처음보는 경호병이군?"
 
경호병은 대답대신 고개를 꾸벅 숙여 보였다. 노므혀투스 황제와 경호병이 나간 후 노므혀투스 황제의 책상에는 활자로 찍힌 양피지 하나가 누군가의 손에 의해 슬그머니 놓여졌다.

"자네는 여기 처음와서 모르겠지? 여기는 올빼미 바위라고 하네."

노므혀투스 황제는 바위위에 올라서 뒤에 말뚝처럼 서 있는 경호병을 향해 웃으며 바위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경호병은 아무 말없이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저 아래 누가 있는 것 같은데?"

노므혀투스 황제의 말에 경호병은 아래를 내려다보고 말했다.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

노므혀투스 황제는 자신의 소매를 쳐 보다가 경호병에게 말했다.

"이런, 여송연을 안가져 왔군. 좀 가져다 주겠나?"

경호병은 지체없이 자리를 떠났고 노므혀투스 퇴임 황제는  올빼미 바위 위에 서서 생각에 잠겼다.

'열흘 붉은 꽃이 없는 법인데 소인배들은 앞일을 모르고 왜 저리 날뛰는가! 이번 일이 거의 마무리 되어가니 저 간악한 소인배들이 더이상 날뛰지 못하도록 움직여야 하겠어. 이대로는......'

순간 퇴임 황제는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것을 느꼈다.

'아차! 그 자들이 설마 이런 치졸한 수를 쓸 줄이야.'

올빼미 바위위에는 퇴임황제의 모습 대신 경호병의 모습이 보였다. 경호병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잠시 뜸을 들인 후 소리쳤다.

"황제께서 다치셨다!"

벼랑아래 있는 검은 그림자가 지체 없이 나무아래 매여 있는 말에 올라타 어디론가 향했다.


노므혀투스 황제는 공식적으로 벼랑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백성들은 메가마우스2세가 죽인거나 다름없다고 얘기했다. 메가마우스2세는 그럼 말을 하는 자들을 엄히 벌했다. 어차피 그의 황제임기는 아직 많이 보장 되어 있으니 그 동안 사람들은 퇴임 황제의 일을 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생각이 맞아 떨어질지는 아직 알수 없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