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세기에 수록된 향가는 과연 진짜일까 실체를 추적하라

1. 화랑세기에 대한 논란은 화랑세기가 세상에 공표된 그날로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그에 대한 논문, 학술지 게제글은 아주 많다.

2. 물론 화랑세기에 수록된 향가 송출정가(送出征歌, 또는 풍랑가(風浪歌), 송사다함가(送斯多含歌)라고도 한다. 원래 정해진 제목이 없기에 그렇다.)에 대한 진위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은 있었다. 이 향가가 양주동 박사의 향가 해독 이후 창작된 향가라는 견해에서부터 향가의 창작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진실로 봐야한다는 견해까지 다양하다.

3. 여기서 언급하는 견해는 이 견해들의 수준에 무조건 동조하거나 반발하는게 아니다. 또한 화랑세기 자체가 위서다 아니다라는 논란에서도 잠시 비켜서려 한다. 다만 '향가'라는 측면에서 풍랑가(여기서는 풍랑가라고 부르겠다. 왜? 이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가 정말 향가인지 추측해 보는 것이 목적이다.

풍랑가(風浪歌)
 
風只吹留如久爲都 : 풍지취유여구위도                               바람이 분다고 하되  (바람이 불되)
郞前希吹莫遣 : 랑전희취막견                                            임 앞에 불지 말고          
浪只打□如久爲都 : 랑지타구여구위도                                물결이 친다고 하되 (물결이 치되)
郎前□打莫遣 : 낭전구타막견                                             임 앞에 치지 말고  
早早歸良來良 : 조조귀양래양                                            빨리 빨리 돌아오라 (어서어서 돌아오라)
更逢叱那抱遣見遣 : 갱봉질나포견견견                               다시 만나 안고 보고        
此好 郎耶 : 차호낭야                                                        아흐, 임이여 (아아 임이여)
執音乎手乙 忍麽等尸理良奴 : 집음호수을 인마등시리양노   잡은 손을 차마 물리라뇨. (잡은 손을 차마 뿌려치려오)     


()안은 다른 해석

화랑세기에 따르면 이 향가는 미실이 전장에 나가는 연인 사다함을 위해 지은 것이다. 그럼 이 향가에서 향가의 특징이자 그 당시 언어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음차는 어느 부분이 해당될까? 참고로 향가 해독이 난해 했던 이유는 이 음차에 있었다. 조사로 추정되는 은/는/이/가 의 음차야 향찰이 하닌 조선시대까지 사용된 이두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것이고 옛 우리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단어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음차로 쓰인 곳 :

只 : 지. ~ 이
都 : 도. ~ 되
良 : 양. ~ 라
遣 : 견. ~ 고
此好 : 아흐, 또는 아아
耶 : 야. ~ 여
執音乎 : 집음호. 잡은
乙 : 을. ~ 을
忍麽 : 인마. 차마 : 기존 용례는 찾지 못했다.
等尸理良奴 (등시리양노)는 훈차로 하면 대체 말이 안된다. 음차로 본 해석에는 '물리라뇨', '뿌려치려오'로 갈리고 있다. 밝혀진 고전어 목록에는 시리양노와 비슷한 용래가 없기에 이렇게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1. 只 가 주격으로 쓰이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只가 주격으로 쓰이는 용례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주격으로는 是가 더욱 흔하게 쓰였다. 향가의 원리를 이해하고 지어냈다면 風只, 浪只 보다는 용례도 많고 무난한 風是 浪是 라고 썼을 것이다.

그런데 이 只를 단순히 주격으로 보지 말고 앞의 글자를 음차 하지 말고 훈차 하라는 지정문자로 본다면 구태여 용례에 매달릴 이유는 없다. 지정문자도 하나의 설이지만 풍랑가를 아예 가짜 향가로 보지 않고 일단 향가로 취급해 본다는 면에서 이는 유효하다고 봐야한다.

2. 執音乎手乙

이와 비슷한 구절이 헌화가에서도 보이고 있다.

執音乎手母牛放敎遣 : 집음호수모우방교견
   잡은 손 암소 놓으시고

이로 본다면 乙의 사용은 일면 필요 없어 보이기도 한다. 乙을 지정문자로 보기에도 마땅찮다. 그러나 이 乙의 사용이 한편으로는 풍랑가만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헌화가를 따라한것이 아니냐는 시비도 피할 수 있는게 아닐까?

3. 忍麽等尸理良奴

忍麽(인마)를 차마로 풀이한 건  훈음차(訓音借)로 본 결과일 것이다. 等尸理良奴 (등시리양노)는 원 풀이를 한 학자의 소견을 들어봐야 하지만 찾지는 못했다. 그냥 음차에 맞추는 걸 무시하고 보면 보면 '등지십니까' 정도로 보이지 않는가? 음차에 따라 ~려오로 봐야하기 때문에 '뿌려치려오'란 해석이 나온 듯 하다.

결론

풍랑가를 돌이켜 볼때 만약 풍랑가가 조작된 향가라면 매우 치밀한 범죄행위에 필적할만하다. 단지 이 화랑세기가 세상에 드러난 시점만 논하며 화랑세기에 수록된 풍랑가가 양주동 박사의 향가 풀이 이후에 나왔으며 그래서 조작의 증거 중 하나라고 하는 건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그렇다면 겨우 향가 1수만을 넣을 이유가 있겠는가? 그렇다고 이 풍랑가 만으로는 화랑세기가 조작된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을 뿌려치기도 힘들다. 뭔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엄청난 주의를 다해 지어냈을 수도 있으며 알려지지 않은 다른 사서에 떠도는 향가를 채록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풍랑가 그 자체로 볼때 조작 유무를 판가름 하는 건, 이 블로그에서는 조작되지 않았다에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주고 싶다.


덧글

  • moduru 2009/11/04 16:41 #

    만약에 용례가 풍부하고 소위 향찰/이두 사전에 올라와 있는 말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그러기에 향가 해석과 연구가 나온 이후에, 그 연구성과를 참조해서 만든 날조라는 주장도 나왔을 수 있습니다.

    等尸理良奴..
    이 부분은 등지시렵니까, 등지시려오 라고 해석하는 것은.. 음차로 본다면 별 말 없겠지만,
    차라리 등지다(等尸)라는 동사를 그대로 음차한게 개인적으로 솔직히 어색합니다.
    "배(背)~" 라는 식의 구절이 나왔으면 오히려 금방 이해했겠는데....

  • 날거북이 2009/11/04 16:47 #

    그게 저도 이해가 안갑니다. 등지시려오 라는 해석은 사실 제가 그런 식으로 이해한다 수준이고 어찌보면 훈차가 한번 나오는게 사실 자연스러워 보이거든요. 그런데 '자연스럽다'는 것도 기존 향가와 비교해 볼때 대개들 그렇다는 정도일 뿐이지 뚜렷한 기준을 제시할 수 없으니 참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 moduru 2009/11/04 16:49 #

    삼대목만 전혀 내려왔어도 한방에 해결되는 문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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