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신각라(愛新覺羅) 임진왜란이야기+역사이야기

이른바 재야사학에서는 만주족을 한민족과 동일선상에 놓고 그 역사를 편입하려는 시도가 잦았다. 대표적인 것이 청나라 태조 누루하치의 성 애신각라(愛新覺羅)를 두고 이렇게 말하는 경우다.

애신각라(愛新覺羅)를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고국인) 신라를 사랑하고 신라를 잊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애신각라를 몽골어로 읽으면 '아이신지료'인데, '아이신'은 '금(金)'을, '지료'는 '겨레(族)'를 뜻한다. '(신라 왕실의 성인) 김씨의 겨레' 혹은 '금, 밝음을 숭상하는 겨레'라는 말이다. 청나라 하면 고려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에서는 오랑캐의 나라로 불리며 천대받은 나라이다. 그런데 왜 그러한 청나라 왕조의 성에 '신라'와, 신라 왕족의 성 인 '금(金)'이 포함되어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 ㅡㅡ;;;

성 하나로 어찌 이렇게 비약이 되는지 의문이 생긴다.  금(金)나라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나? 이렇게 말하면 금나라의 시초가 신라라는 얘기를 한다. 금나라 시조 완안아골타가 마의태자의 후손이라는 말은 유명한(?) 얘기. 그 근거로는 청나라 황실의 역사서라는 만주원류고(滿洲原流考)를 들고 있다. 여기에 보면 금나라의 태조에 대해 "신라왕의 성을 따라 국호를 금이라 한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덧붙여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안정복 역시 '동사강목(東史綱目)'에서 '김준은 삼형제인데 김준이 여진으로 망명할 때 두 형제를 두고 혼자서 갔다.'는 대목을 썼다며 근거로 삼는다. 이런 주장의 근원은 2000년 동아매거진에 나온 모교수의 연재글에 의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그 글은 '그래서 금나라는 우리의 역사로 편입해야 한다.' 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인용이 웹상에 엄청나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원전이 소개된 적이 없다. 과연 이게 진짜일까?

한국 고전번역원(http://www.minchu.or.kr) 통한 검색 결과 동사강목에는 저런 말이 쓰여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예 근거 미상의 말은 아니었다. 이 얘기는 한치윤의 해동역사에 전해지고 있었다. 해동역사를 보면 이렇게 적혀 있다.

금나라의 시조 함보는 고려 사람이다. 처음에 고려에서 왔을 적에 나이가 이미 60여 세였다. (중략) 시조는 완안부에 이르러서 오랫동안 거주하였다. 그 부(部) 사람들은 양 족속 간에 사이가 나빠 서로 싸웠는데, 이를 풀 길이 없었다. 완안부의 사람이 시조에게 일러 말하기를, “만약 이 원한 관계를 풀게 해서 양 족속들로 하여금 서로 죽이지 않게 한다면, 부에 나이 60인데도 아직 시집가지 않은 어진 여인이 있는데, 그와 짝을 맺어 주겠다.” 하였다. 이에 시조가 그러겠다고 승낙하고, 직접 가서 깨우쳐 주니, 원한 관계에 있던 집 사람들이 약속한 대로 지키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부의 사람들이 신복(信服)하면서 청우(靑牛) 한 마리를 주어서 사례하였으며, 아울러 60세 먹은 신부에게 장가드는 것을 허락하였다. 시조가 청우로써 납빙(納聘)하는 예를 갖추고 신부를 맞아들였다.
그 뒤에 아들 둘을 낳으니, 장남은 오로(烏魯)이고 차남은 알로(斡魯)이며, 딸 하나는 주사판(注思板)이다. 이에 드디어 완안부 사람이 되었다. 천회(天會) 14년(1136, 인종14)에 경원황제(景元皇帝)라고 추시(追諡)하였다. 《금사(金史)》

살펴보건대, 《송막기문(松漠紀聞)》에 이르기를, “여직(女直)의 추장(酋長)은 신라 사람으로, 완안씨(完顔氏)라고 불리는데, 완안은 중국 말의 왕(王)과 같은 말이다. 형제가 세 사람인데, 한 사람이 숙여진(熟女眞)의 추장이 되었다. 완안은 나이가 60여 세로 여진의 여자를 아내로 삼았는데, 그 여인 역시 60여 세였다. 두 아들을 낳으니, 장남이 바로 호래(胡來)이다. 이로부터 3대가 전해져서 양가태사(楊哥太師)에 이르고, 또다시 아골타(阿骨打)에게 전해졌다.” 하였는데, 이것은 함보(函普)의 사적(事跡)과 유사하다. 또 이르기를, “금나라 황제의 9대조 이름은 감복(龕福)으로, 경원황제에 추시되었으며, 시조(始祖)로 불린다.” 하였는데, 감조(龕祖)는 바로 함보(函普)의 음이 바뀐 것이다. 《평산부지(平山府志)》의 인물조(人物條)에 실려 있기를, “본주(本州)의 승(僧) 금준(今俊)이 여진으로 도망쳐 들어가서 아지고촌(阿之古村)에 살았는데, 이 사람이 금나라의 선조이다.” 하였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평주의 승 금행(今幸)의 아들 극수(克守)가 처음에 여진에 들어가서 여진의 여자에게 장가들어 아들을 낳았는데, 이름을 고을(古乙)이라고 하였다. 금나라의 시조 아골타(阿骨打)는 바로 이 사람의 후손이다.” 하였다. 다만 금준과 극수 중에 누가 함보인지는 상고할 수가 없다.


결국 금나라의 태조 완안아골타의 4대조 조상이 신라, 고려 사람이라는 말을 해놓은 것일뿐 신라왕실과 관련되어 있다는 등의 다른 말을 한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누군가 왜곡 비약하기 위해 출저도 제대로 확인안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갖다 쓰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그럼 만주원류고는 어떨가?

우리 왕조의 성은 애신각라이다. 우리 말(만주어)로 금은 애신인데 금원(金源 : 금나라)과 같은 일파라는 증거이다.

이렇게 되어 있다. 여기에 이들은 금나라를 세운 완안씨와는 다른 일파임을 명시하고 있다.

우리 왕조는 대금(大金)때에 완안씨에게 복속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완안씨가 모두 우리 왕조의 신하가 되었다.

더욱 문제는 만주원류고를 어떤 시각에서 봐야 하느냐는 점에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얘기할 생각) 단재 신채호 선생이 이 만주원류고를 자주 인용하였지만 이 만주원류고는 만주인의 시각으로 쓰여졌으며 고증학적으로 쓰여진 책이지 결코 우리 입장에서 쓰여진 역사책이 아님을 염두에 둬야한다.


덧글

  • 박구위瓠公 2010/09/11 13:44 #

    愛新覺羅 - 새로운것을 사랑하고 그물을 깨닫는다...
  • 마무리불패신화 2010/09/11 14:55 #

    어차피 청왕실이 신라왕실의 후예라고 해도 만주족=신라인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죠.
  • 강희대제 2010/09/11 15:20 #

    황금씨족을 뜻하는 아이신교로의 한잣말 애신각라가 어찌 신라를 사랑하라는 말이되었을까.. ㄲㄲ
  • 야스페르츠 2010/09/11 15:23 #

    애신각라를 쳐부수는 가장 치사한 방법이 있어요.

    니네 말대로 금나라가 신라의 후예면, 당나라 숙종의 후예라고 자칭한 고려는 당나라의 후예다. ㅋㅋ
  • 셰이크 2010/09/11 15:57 #

    새 기술을 사랑하여 비단 짜는 법을 깨닫는 집안 애신각라
  • 고리아이 2010/09/11 16:00 #

    님의 글을 만나니 반갑네영
    저도 이와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지영

    http://coreai84.egloos.com/5402039

    과거를 그린다는 것
    어려운 작업이지만
    언제나 두 발을 딛고 있는 이 순간을
    기억하여야겠지영
  • 라세엄마 2010/09/11 16:18 #

    헐 어째서 위대한 환국 까나여 설사 애신각라가 신라를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차피 100만년 전부터 지구상 모든 땅을 지배해 온 위대한 환국의 후손임에는 변화가 없지 않나요[..
  • 바람불어 2010/09/11 16:44 #

    애신각라가 환빠들 주장대로라면...

    한수(漢水)가 중국의 강, 한양(漢陽)이 중국의 도시라는 뜻이라고 우겨되될듯.
    또 고종이 1906(!)년에 대안문을 대한문(大漢文)으로 바꾼것은
    위대한 중화문명으로 돌아가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말해도 될겁니다 ^^

    ps.
    한강=큰강의 음차
    대한문 = 여기서 한은 雲漢. 은하수 (대한문 상량문에 나옴)
  • 에드워디안 2010/09/12 01:45 #

    강릉(江陵)도 중국 도시라 주장할 수 있습니다.ㅋ
  • 에드워디안 2010/09/12 01:46 #

    금나라가 한국사라 주장하는 인간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는...ㅠㅠ
  • 돈키호테 2010/09/12 10:36 #

    양양도, 강릉도 여기 있으니 동해안 근방을 잘 뒤져보면 조자룡이 아두를 안고 달리던 장판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와. 아시아 삼국설. ㅋㅋㅋ

    중국 = 위: 인구 많고 땅이 넓다.
    한국 = 촉: 산이 많고 분지 지형이 많다. 등애는 개마고원을 넘어 성도로 진격한거에요.
    일본 = 오: 강(?)이 많고 수군 조련이 잘 되어 있다.

    ...그럴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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