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작성된 최초의 '악플'은?! 임진왜란이야기+역사이야기

-한글날 기념 게시글......


바로 세종대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대로 상대를 밟으셨죠.


세종 114권, 28년(1446 병인 / 명 정통(正統) 11년) 10월 10일(갑진) 1번째기사
대간의 죄를 언문으로 써서 의금부와 승정원에 보이다  
 
임금이 대간(臺諫)의 죄를 일일이 들어 언문(諺文)으로써 써서, 환관(宦官) 김득상(金得祥)에게 명하여 의금부와 승정원에 보이게 하였다.


이 사람들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세종대왕께서 한글로 그 죄를 써 돌려 보게 한 것일까요?

불사 한번 하는 것도 사전에 알리면서 조심스럽게 진행하며 대신들의 눈치를 봤기 때문에  가뜩이나 세종대왕의 심기가 불편하던 차에 사헌부 신하중 집의 정창손이 불사를 하지 말것을 세종대왕에게 간하면서 '불교 믿어봐야 아무 쓸모없다. '왕비가 병들어 불사를 올렸지만 그냥 죽지 않았느냐. 게다가 우리도 모르게 불사를 막 하고 있다.' 하는 식의 글을 올렸으니 불붙은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된것이죠. 세종대왕은 '내가 사전에 다 얘기했는데 불사가 막 진행되었다고? 니들이 날 속이려 하는구나!' 란 말을 하며 국문하게 합니다.

이렇게 한글로 쓰인 임금의 글은 여러차례 죄지은 자들을 변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여 집니다.

먼저 집현전 학자들이 모두 몰려가 이렇게 말했을때

“대간(臺諫)은 〈임금의〉 이목(耳目)과 같은 관직인데, 지금 국사를 말한 것이 옳지 아니하였다고 이를 처벌한다면, 신하로서 임금에게 말을 올릴 수 있는 길이 막혀질 것이오니, 그 죄를 용서하기를 청합니다.”

라고 하니, 수양 대군이 임금의 교지(敎旨)를 전하며 의금부에 유시(諭示)한 언문(諺文)의 글을 보이면서,

“범죄가 이와 같은데 죄주지 않겠는가.”


라고 합니다. 이러자 집현전 학자들은 죄는 맞으나 너그러이 용서해 달라는 식으로 간청합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조정의 높은 대신들이 나섭니다.

우의정 하연·우찬성 김종서·좌참찬 정분(鄭苯)이 아뢰기를,
“신 등은 생각하기를 사헌부에서 계(啓)한 뜻이 좋으니 너그러이 용서하시기를 청합니다.”
하니, 수양 대군에게 명하여 대간(臺諫)의 죄를 일일이 들어 책망한 언문서(諺文書) 몇 장(張)을 가져와서 보이며
“경 등이 내 뜻을 알지 못하고서 왔으니, 만약 이 글을 자세히 본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오오 세종대왕...... 결국 이들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감히 답을 하지 못하고 '그 내용은 우린 자세히 모르겠고 그저 관대히 용서해 주시길 바랄뿐입니다.' 하고 사정을 합니다. 이에 세종대왕은 못이기는 척  세 명의 사헌부 대신들을 석방하고(네 명이었는데 한 명은 후에 석방) 왕의 권위를 보여줍니다.

결국 한글로 된 임금의 교지가 왕권강화에 쓰인 것이지요. 한글로 썼으니 그 내용이 얼마나 착착 감겼겠습니까? 하여간 정창손의 글에 단 '악플' 한방에 신하들을 벌벌 떨게한 세종대왕이야 말로 최초의 '한글 악플러' 가 아닐런지?!

덧글

  • 청풍 2010/10/09 14:17 #

    악플이라고 보기엔 좀...그나저나 한글로 작성했다니 쩌는군요
  • 날거북이 2010/10/10 01:32 #

    악플이라고 한건 제가 좀 부풀린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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