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다라국문학상은 준비된 조작극이었다?! 이러쿵저러쿵

합천군 열린군수실 게시판 (http://mayor.hc.go.kr/sub/03.jsp)에 다라국 문학상 당선자 표성흠씨의 문학제자 였던 분이 글을 남겼습니다. 요약하자면 한편의 조작극에 대한 분노어린 토로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게시판으로 가셔 보셔도 좋지만 문제의 글을 여기 옮겨봅니다.


한 동안 이 사태를 죽 지켜보면서 답답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입을 닫고 있어서는 당선자에게 요구되는 참회의 기회를 놓칠 것 같아서 용기를 냅니다.

저는 이번 다라국 문학상 당선자 표성흠씨의 문학제자 최혜인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얼마 전까진 최미희지란 이름으로 작품 활동을 했지요.

이제부터 이번 사태에 대한 제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제가 당선자에게서 ‘당선 되었다’는 문자를 받은 것은 2013년 11월 11일이었습니다. 문자를 받은 순간의 느낌을 저는 지금도 뭐라 표현 할 길 없습니다. 당선자에 대한 측은지심을 넘어 머지않아 당선자가 나름대로 쌓아온 모든 것의 몰락이 예상되었다고나 할까요. 이번 다라국 문학상 제정의 과정과 결과까지 전반적으로 알고 있었던 저로서는 필연적으로 예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당선자에게서 ‘다라국 문학상’이 제정과정에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것은 지난 해 이맘때인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공고가 나기 두어 달 전인 셈이지요. 당시 문학만이 제 살 길이라는 신념에 젖어 있었던 저는 바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합천을 순례하였고, 박물관에서 살다시피 하였으며, 각종 논문을 찾아 자료를 모았습니다. 빈약한 실력이었지만 당시의 사료 역시 빈약하기 짝이 없었으므로 무기는 상상력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구성을 하여 당선자와 공유하는 카페에 올렸습니다.(구성은 초고상태입니다)

(중략)

이 구성표를 본 당선자는 밤마리 오광대 부분이 시대적 상황과 맞지 않다고 한 뒤 아무런 언급이 없었습니다. 이 이전에 저는 당선자 표성흠으로부터 사사를 받은 이후 단 한 작품도 그의 OK 사인이 없으면 쓰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지런히 구성표 수정과 보완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너는 작품을 내지 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황당해서 이유를 물었더니, ‘도전 해 봐야 떨어질 게 뻔한 작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래도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미력한 실력이지만 자꾸 써 봄으로써 발전이 있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선자는 ‘다 너를 위해서’라며 극구 말렸습니다. 그랬는데 얼마 후, 본인이 작품을 쓰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너무나 의외의 소식이었습니다.

저는 말했습니다.

“안 됩니다. 이번 문학상은 선생님이 기획자이며 주최즉의 구성원입니다. 기획자인 동시에 주최측의 구성원이 응모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게다가 기획비까지 지급 받는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러나 당선자는 일별했습니다.

“작가는 무조건 쓰는 사람이야. 작가가 글 써서 돈 벌고 명예 얻겠다는데 뭐가 문제냐.”

고백컨대, 그 때 저는 당선자와의 인연을 접어야 할 때라고 직감했습니다. 탐욕에 빠져 사리 분별도 안 되는 사람의 제자로 계속 남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미련없이 작품 집필을 포기했습니다.

이 사건은 제 삶의 방향을 완전히 변화시킨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인간에 대한 회의, 가치에 대한 혼란으로 그 이후 작품을 단 한 편도 쓸 수 없었고, 곧바로 불교에 귀의했습니다. 그리고 개명까지 결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2013년 11월 29일, 저는 또 한 통의 문자를 받습니다. 여기 문자의 전문을 공개합니다.

표성흠 작가와 제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입니다.

‘수행에 걸림돌이 될까봐 말 못했습니다만 이 글을 쓰게 된 까닭은 그대의 구성을 무시하고 내가 쓸게 했던 말 때문이었습니다. 말에 대한 책임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이루고 나서 보니 그냥 뒀더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지금처럼 되었을까? 내내 건강하기를 빕니다. 날 재기시켜 준 분에게 마지막 올리는 글입니다. 한때는 네가 곧 나라고까지 했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성불하시길 빌 뿐입니다.’

-산할아버지(이 낵네임은 표성흠 작가의 인터넷 닉네임입니다)

‘모든 것은 업장의 결과이겠지요. 저로 하여금 재기에 성공했다 하시니 그렇다면 저는 업장 한꺼풀은 벗은 셈이고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그러나 조언드리건데 양심의 종이 울리지 않게 사시길 발원드리겠습니다.’

-최혜인

‘노력중입니다. 양심이 너무 무뎠나보죠. 갈고 닦고 업장 벗은 후 죽도록 발원해 주세요.’

-산할아버지

표성흠 작가의 이 문자는 임종욱 작가가 합천군청 홈페이지에 의의를 제기한 다음날입니다. 그러니까 표성흠 작가는 제가 그 글을 읽고 같이 합심하여 자신의 떳떳치 못한 행위를 발설할까 미리 입단속을 하려는 목적임이 분명합니다.

그러했음에도 문학에 대한 빚 때문에 침묵하고 있었지만 ‘다라국 문학상’ 반납을 ‘철회’라 표현한 표성흠 작가의 ‘작가는 오직 독자를 위해 글을 쓰니 독자가 없는 불모지에 작품을 줄 수 없다’는 말에 더 침묵하는 것은 비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 밝힐 것이 있습니다.

표성흠 작가가 이전에 당선되어 사천만원의 상금을 받은 바 있는 ‘연암 문학상’에 관련된 사적인 일입니다. 연암 문학상 당선작 <뿔뱀>에는 ‘나비첩’이라는 챕터가 있는데, 나비첩은 본인이 논문을 뒤져 찾아낸 자료임을 밝힙니다. 당시 표성흠 당선자는 항변하는 제게,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승이 차용하여 열매를 거두었으니 영광으로 알라’고 했습니다. 그 말에는 당선자 과거의 발언이 바탕이 되는데요, 그 일은 이렇습니다.

제가 타 문학상에 ‘나비첩’이라는 제목으로 응모를 한 적이 있는데 아쉽게도 낙선되었습니다. 당선자는 그때 저를 힐책하며, 아직 작가로서 설익은 네가 그런 귀한 소재를 공개하면 이미 이름을 얻은 심사위원이 그것을 이용해 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제자의 자료를 일언반구 없이 자신의 작품에 차용할 수 있는지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당선자는 그 문학상의 당선작 ‘뿔뱀’을 출간할 ‘천년의 시작’이 분량 조정을 요청해 왔을 때 원고를 제게 던졌습니다. 저더러 윤색을 하고 천년의 시작에서 요구하는 분량으로 조절하라는 것이었지요. 저는 당선자에게 문학수업을 빚졌으므로 흔쾌히 요구에 응했습니다. 당시 김만중 문학상에 응모할 작품을 쓰고 있던 중이었음에도 말입니다. 그런데 당선자는 작품이 책으로 나온 이후에 그 수고에 해당하는 그럴 듯한 밥 한 그릇 사 주지 않았습니다.

제 분개는 어쩌면 지극히 사소하고 개인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공분은 개인의 분개가 단초이며, 문학 또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진리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 사소한 분개 또한 진리에 입각한 공분에 닿아 있다고 믿습니다.

참고로 당선자가 제게 평소에 했던 말 한 마디를 소개합니다.

‘진리가 너를 평안케 하리라’





표성흠 작가의 자진 철회 이후 합천군청측의 입장은 아직 명확히 정리 된바 없지만 내년도 다라국문학상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은 그런식으로 단순히 묻어두기에는 해괴하고 사악한 문제들이 어마어마하게 숨어 있는 일입니다. 단순히 표성흠 작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문학계 전반에 숨어있는 어두운 면이 세상에 드러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덧글

  • 코로로 2013/12/25 00:09 #

    찻잔 속의 태풍이네요.
  • 날거북이 2013/12/25 08:06 #

    네... 아직은 그렇네요.
  • aaa 2013/12/25 04:21 #

    본래 스승과 제자만큼 알흠다운 관계도 없지요. 특히 저런 방식의 사제관계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 날거북이 2013/12/25 08:07 #

    안타깝기도 하고 저 얘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참 사람 이용해 먹는 경우가 다양하구나 싶기도 합니다.
  • 추유호 2013/12/28 02:34 #

    작은 사건이라면 작은 사건일 수도 있지만, 저 글이 진실이라면 한 사람이 인생이 완전히 뒤바뀐 대사건 아니겠습니까. 삶에서 얼마나 충격이 큰 사건이 일어나야 불교에 귀의할 결심이 드는지 저는 알 도리가 없군요.
  • 날거북이 2013/12/30 10:02 #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믿음이 깨지면 그만큼 충격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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