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욕망의 연금술> 책책책

이 책의 공동저자인 강준만 교수는 지속적으로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며 글을 써 왔다. 이제 그가 야심 차게 내 놓은 책이 바로 자본주의 대중 소비세계의 핵인 광고에 대한 책이다.

 

일단 <광고, 욕망의 연금술>은 1990년대의 광고 53편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애초 기획은 개화기 때부터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광고사를 모두 다루는 것이었다고 책의 서문에서 전하고 있다. 하지만 방대한 양으로 인해 10년 단위로구성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고 그 첫 기획으로 ‘소비의 시대’인 1990년대가 제일 먼저 놓이게 되었다고 공동저자 강준만·전상민은 서문에서 말하고 있다.

 

결국 저자는 광고라는 주제를 통해 소비로서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대중문화를 진단한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광고가 대중문화를 이끌어 간 측면도 강했다는 점이며 이 책에서 선정된 53편의광고 중 상당수는 대중소비문화를 선도해 나간 경향이 더 강한 편에 속한다.

 

때문에 어느 측면에서는이 책이 추구하는 바에 있어 혼란이 생길 때도 있다. 대중이 추구하는 바를 광고가 이용한 것인지 광고가 대중적인 성향을 선도한것인지 판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으며 이 책에서 지적하는 바가 선뜻 설득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이쯤 되면 대학생이 되고 싶은 것인지 이랜드를 입고 싶은 것인지 헛갈린다. : p47

-이렇게 광고에 대한 영향을 받은 사례는 최근까지도 이어져 초등학생들이 이순신 장군을 ‘메가패스 장군으로 부르는가 하면...... : p145

 

그러나 이런 결론에 앞서서 성공한 광고는 대중들이 갈구하는 바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각 장의 구성은 이런 식이다.

 

1. 그 시점의 소비 대중이 갈구하는 바는 무엇이었는가?

2. 그러한 측면을 광고는 어떻게 표현하여 주지시켰는가?

3. 그로인한 사회적 영향력은 어떠했는가?

 

여기서 지적하고 있는바 중에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전개가 광고 본연의 목적인 ‘상품판매’로 이어지지 못한 예외도 발생하고는 했다는점이다. 이 책에서 몇몇 광고를 통해 언급하는 경우를 봐도 효과적인 카피내지 모델만 기억에 남을 뿐 정작 제품은 기억에 남지못하는 경우가 왕왕 생기고는 했다. 이런 본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런 광고가 크게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어디까지나 이 책에서말하고자하는 바는 제품판매의 성공 사례가 아닌 광고로서의 성공사례이며 이로 인한 대중문화에의 파급효과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을기억하면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 책을 관통하는 통시적인 관점은 과연 무엇일까? 1990년대광고에 국한 된 얘기는 아니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볼 때 이 시기의 광고에서 흐르는 건 키치(kitsch)문화이다. 키치는 단순히말해 저질 대중 작품을 뜻하지만 오늘날에는 그 보다는 대중의 욕망에 더 무게를 두는 쪽으로 풀이되고는 한다.

 

랑데부 샴푸에서 활기찬 부부의 삶을 꿈꾸고 각종 커피 광고에서 가슴이 따뜻한 사람, 부드러운 여자를 꿈꾸며 X세대 마케팅 광고에서새로운 소비 계층이 나타난다. 이러한 키치문화는 좀더 깊이 있는 문화로 승화되기도 하고 한때의 유행으로 덧없이 끝나기도 하는데90년대의 광고는 이런 접점을 충실히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 책은 넌지시 지적하고 있다. 이 점은 책의 뒷면에 나오는본문 소개에도 확실히 드러난다.

 

<1990년대 광고는 단순히 상품을 팔고 소비를 촉진하는 제한된 역할에 그치지 않고 한국사회를 형성하고 정의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책의 내용 중에서는 가끔 너무 비약적인 해석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 부분이 있지만 그 점이 책의 통시적 주제를 거스를 정도는아니다. 다만 광고에 대한 성공담이 앞세워지다 보니 좀 더 날을 세운 분석이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