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 현대판 '최만리'를 돌아본다. 책책책

이제 막 한글을 없애고 영어를 써서 세계화의 한길로 나가라 할 때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글을 쓰자고 하고 뛰어난 서양의 문화를 그르다고 말하는 이가 있으니 다음과 같은 뜻으로 바로 잡으려 한다.

우리나라는 20세기에 들어와 지성껏 미국문화를 섬기어, 미국의 문물과제도를 따라왔다. 그런데 이제 바야흐로 미국과 거의 차이가 없어지려는 때를 맞이하여, 한글을 고집하면 이는 세계화의 흐름에역행하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 한글은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민족의 문화유산이라고 한다면 한글이란 소리로서 글자를합한 문자일 뿐 문화유산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혹시 우리말이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서 콩글리쉬가 성행한다면 미국문화를 섬김에있어서 어찌 부끄럽지 않다고 하겠는가?


예부터 영어를 쓰는 지역은 5대양 6대주에 걸쳐 있지만 이들이 따로글자와 말을 고집한 일이 없이 영어를 자연스럽게 쓰고 있으며 오직 문화수준이 낮은 나라들만이 해석 불가능한 말과 글을 고집하다가사라져 갔다. 이는 미개한 나라들의 경우이니 더 말할 가치도 없다. 전해오는 얘기에 의하면, 미국의 영향을 입어서 패스트푸드가들어오고 청바지가 유행했다는 이야기는 있어도, 그 반대의 이야기는 아직 못 들었다. 미국이 말하기를 우리는 자신들의 맹방이자 동반자라고 치켜세우고 있는데 영어를 쓰지 않고 우리말과 글만 고집한다면 어찌 문명발달에 큰 해가 아니겠는가?


세종대왕이 만든 우리의 한글이 비록 거칠고 촌스러우나, 영어권 서적을번역해 알리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어차피 번역하는 수고를 들일 바에야 직접 영어만을 쓰고 배운다면 학문을 진흥시키는데도움이 된다. 만일에 우리나라에 문맹자가 많다면 한글의 쓰임이 많겠지만 이젠 교육수준이 높으니 영어만을 사용해도 상관없다.국가의 인재들이 평균적으로 토익, 토플시험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인다면 이는 부끄러운 일이다. 만약 영어를 소홀히 해도 출세에지장이 없다면 뒷사람들이 모두 이를 보고 영어를 못해도 먹고 살만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한글만으로 관공서 일을 수행할 수 있더라도 영어를 쓰지 않으면 장차 세계화 시대에 어디에 써먹겠는가?


우리나라가 영어권 문화에 편입될 기회를 놓칠까 두렵다. 영어를 하면서도 발음이 좋지 않으면 본토 발음이 아니라고 무시하곤 하는 마당에 하물며 우리말과 글만을 강조한다면 엄청난 무시를 당할 것이다.우리말과 글은 이제 고전문학을 연구하는 이들이나 연구하면 될 뿐, 학문을 위해서도 손해가 되고, 세계화 시대 정치에 있어서도 영어로 연설조차 못하는 등 이로움이 없으니, 영어만 쓸 필요가 있다.


이상은 세종 때 한글 창제를 반대했던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등의 상소문을 현대식으로 약간은 비약을 해서 바꾼 것이다.


▶최만리의 상소문(http://board17.superboard.com/board.cgi?db=112_soso&action=list&no=4&page=1)


세계 유일의 문자 기념일인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목소리가 해마다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일 뿐이다. 한글은 창제된 이후 현재는 한국의 공식문자로정착되었지만 그와 동시에 영어 공용화론, 한자 교육 강화론 등으로 도전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한글에 대해 반대입장을 취했던 최만리는 현재의 시점으로는 모화사대주의자에 지나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집현전에서 부제학을 맡을 정도로 당대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었다.


물론 최만리의 의견은 여기서 흉내낸 글과는 달리 옛것을 따르지 않고 새것을 만드는 것에 대한 반발이 주류를 이룬다. 이에 세종대왕은 백성을 편안하게 함이 중요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현재는 이논리가 뒤집혀 한글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행위이며 '세계화'를  위해 한문교육 강화나 영어 공용화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이런 '최만리'들이 현재에 와서 다시 부활하는 것은 한글에 대한 도전일까 아니면 그가 내심 바랐던 다른 문화와의 흡수통합이 마땅하다는 논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