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냈어요? 책 한권 주면 안 될까요? 책책책

처음으로 소설 '고주몽'을 출간 했을 당시는 매우 뿌듯함에 젖어 있었다. 계약내용으로 작가에게 지급되는 책들을 사람들에게 돌리고 부모님은 굳이 내 책을 구입해 주위 분들에게 책을  나눠주기까지 하였다.

 

두 번째 '홍경래의 난'을 출간했을 때도 책 나눠주기야 여전했다. 내가 알아서 준 사람도 있지만 주위의 요청도 있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주는 사람도 기쁘고 받는 사람도 잘 받았다면 그걸로 다 좋은 법이다.

 

그런데 내가 이제 '작가'라는 사실이 한 사람 두 사람 건너서 알려지다 보니 안면만 있는 분들이나 처음 만나는 분도 대뜸 나를 보고 책 한권 줄 수 없겠냐고 한다. 아 이럴땐

 

난감하기도 하고 속이 쓰리기도 하다.

 

책 값이 아까워서? 아니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작가에게 책 한 권 받고 보자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3류작가라 할지라도 작가가 작품을 쓸 때 드는 고뇌와 노력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저 사람은 작가가 펜만 들면, 또는 자판 앞에만 앉으면 글이 공짜로 써지는 줄 아나보다.'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고마운 분들도 있다. 책을 주면 인사치레라도 '독후감'을 적어 보내겠다는 사람도 있고(하지만 적어보낸 사람은 없었다. ㅎㅎ 솔직히 나라도 귀찮겠지만 일단 서고에 꼿아두는 게 아닌 읽어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 좋다.) 증정하겠다고 해도 굳이 사서 읽어본다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작가 얼굴만 보고 책달라는 분들더러 악감정을 품을 수도 없다. 인터넷 어둠의 루트에 있는 수많은 창작물들은 다 누군가의 땀과 노력이 아닌가. 그런데 사람들은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군가의 성과물들을 공짜로 받고 좋다 나쁘다 히히덕 거린다. 나 조차도 이런 면에 대해서 떳떳할 수가 없다.

 

그래도 기분은 뭔가 찜찜함을 금할 수 없으니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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