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이야기 - 31 (에필로그 ?) 임진왜란이야기+역사이야기


임진왜란을 일본에서는 당시 일본왕의 연호를 따서 분초쿠 게이초의 역(文禄・慶長の役 : 줄여서 문경의 역이라고 함), 중국에서는 만력조선(萬曆朝鮮)전쟁, 또는 '임진동정', 북한에서는 '임진조국전쟁', 사학자 이이화 같은 분은 '조일전쟁'으로 부르기도 한다. 단순한 명칭의 차이 같지만 이는 각각 해당자들의 입장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임진왜란을 실패한 전쟁으로 보고 그 의미를 축소하고 있으며 중국은 명나라의 영향력이 전쟁으로 인해 조선에 강하게 미쳤다는 점이서 동쪽의 기반을 다진 전쟁으로, 북한에서는 사회주의 국가 답지 않게 민족적 가치관을 앞으로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이는 그들이 표방하는 '제국주의자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조선민중의 의식'이 옛부터 이어져 내려왔다는 점을 강조하는 인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덧붙여 임진왜란이란 명칭에는 일본을 전쟁 상대가 아닌 단순한 왜인의 약탈행위라는 축소적 의미가 역시 강하게 내포되어 있고 조일전쟁이라는 명칭은 이런 편향된 시작을 국가대 국가의 전쟁으로 세워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은 이렇게 명칭 하나만으로도 여러 관점이 나올 수 있다.

제목은 '임진왜란 이야기'였지만 주로 우리들이 많이 접했던 것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나 논쟁이 되었던 일들을 얘기해 나가는 와중에서 산만한 점도 많았다. 자료를 찾아보며 느낀 점은 임진왜란에 대해 마치 교훈을 주려는 듯 '국난을 극복한 사건'으로만 접근하는 입장이 많다는 점이었다. 이는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전승신화의 주인공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영웅화는 당연시되었고 원균에 대한 조그마한 인식 재확인에도 '이순신 폄훼에 어처구니 없는 원균미화.'라며 쌍심지를 켜고 논쟁을 벌이는 일이 잦아 졌다. 한때 유신시절의 이순신 장군 내세우기에 대한 반동으로 원균의 재인식이 시도 되었지만 그 후 사료의 일반 공개가 활성화 되면서 이순신 장군의 공적은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 공감을 얻었으며 그로인해 '불멸의 이순신'같은 드라마에서 원균을 단순한 악역으로 인식하는 시각을 거부하자 강한 반감이 일어난 것은 사료적 연구에 앞서 그저 '국난 극복의 영웅'에 목말라 하는 사회적 인식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더 나가서 황우석 사태나 디워 논란과도 일맥상통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임진왜란 이야기의 예정된 연재분은 이제 끝났으나 앞으로 소개할 색다른 이야기가 있다면 가끔씩 연재는 이어져 나갈 예정이다. 이곳의 '임진왜란 이야기'는 어쩌면 '임진왜란 뒷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임진왜란의 전반적인 상황을 얘기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그저 관심이 덜 가고 편중된 시각이 지배하는 부분을 뒤져보는 와중에 '비약'이라는 오해를 받는 일이 있을지언정 여러가지 관점을 인정해주는 시각이 중요한 것이다.




덧글

  • 잡탕 2007/10/20 19:09 #

    몰아서 봤는데 정말 잘봤습니다. 여러가지 면들을 볼수있어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다른 연재글도 바랍니다 큭큭
  • koviet2 2008/04/21 18:44 #

    재미있게 잘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인터넷에서 스크랩해 두었다가 이제야 원저작자의 글을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에 최선생님의 홍경래의 난을 통해 인간적인 혁명가의 모습을 읽은바 있습니다.

    혼자 보기 아까워 제 카페에 무단복사해서 게시하였습니다.
    출처는 명시하였지만 혹시 결례라면 삭제토록 하겠으니 말씀주십시요.
    http://cafe.naver.com/leatherbag2
    (한국사 카테고리에 임진왜란이야기란 코너에 모셨습니다.)

    건강하세요~

    좋은 글
  • koviet2 2008/05/11 18:26 #

    <임진왜란이야기>에서 <임진왜란>으로 최근 변경하였습니다.
  • 날거북이 2008/05/11 21:47 #

    koviet2 님 / 안녕하세요. 무단전재가 아닌 출처를 밝히는 펌은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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